친정엄마에게 왜 늘 투정만 부릴까?
친정엄마에게 왜 늘 투정만 부릴까? 결혼하고 아기 낳고나면 친정엄마도 날 낳고 키우는 데 이렇게 힘들었겠구나, 정말 잘해야겠다 보통 이렇게들 깨닫게 된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우리 엄마가 날 낳고 키우는데 정말 힘들었겠구나, 너무 감사하다는 마음을 크게 가졌었다. 그런데 이런 마음도 크게 가졌지만 투정도 크게 부리는 것 같다. 왜 그러는 걸까? 바깥에서는 안힘든척, 배려넘치는 척 하면서 정작 제일 잘해야하는 엄마에게는 짜증섞인 목소리로 투정을 많이 부리게 된다. 그러고 시간이 지나면 미안해지고 이렇게 반복 되는 것 같다. 더 미안해지는 것은 내가 짜증을 부려도 엄마는 한번도 화내지도 않고 다 받아주었다. 몇 년동안 이런상황이 무한반복이다. 어제도 엄마가 우리식구들 먹으라고 채끝등심, 불고기 거리를 한보따리 싸오셔서 너무 고마웠지만 몇분 안가서 대화하다가 또 짜증을 내버렸다. 짜증 낼 상황도 아니었다. 함께 저녁먹을려고 준비중이었는데 엄마가 옆에서 이렇게 해라, 저렇게 해라, 약간의 지적이 있었는데 난 또 그것을 참지못하고 짜증을 냈었다. 알겠다하고 그냥 받아들이면 되는데 왜 이렇게 짜증을 내는 것일까! 오늘 아침 엄마와 통화를 하였다. 예전 같았으면 힘든 일이 있으면 엄마는 절대 우리에게 내색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오늘 아침엔 일하는 것도 힘들고 살도 많이 빠졌고 다 하기 싫고 한달정도 쉬면서 놀러다니고 싶다고 말하는 것이었다. 우리 엄마는 지금 가장이다. 아빠가 3년전에 희귀병을 얻은 후 일상생활은 할 수 있지만 경제적인 일을 할 수는 없다. 그래서 엄마가 일을 쉬지 못하고 계속해서 하는 것이다. 이제 나이도 들고 몸이 안 따라주니 지치나보다. 통화를 끊고 한참 생각을 했다. 난 뭐가 힘들다고 엄마에게 계속해서 투정을 부렸으며, 여태 엄마 혼자서 힘들었을 거 생각하니 난 참 불효녀라고 생각이 들었다. 경제적인 도움을 줄 순 없어도 마음적으로라도 엄마가 편안하게 해줬었어야 했는데 난 그러지 못했다. 친정엄마라는 이유로 항상 투정만 부리고 엄마의 마음을 한번도 들여다 볼 생각을 하지 않았다. 지금 내가 엄마에게 도와 줄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최고로 좋은 방법은 경제적인 형편을 돕고 싶지만 나도 그럴 형편이 되지 못하여 제일 슬프다. 하지만 지금 엄마 마음도 많이 지친상태이니까 심적으로라도 엄마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옆에 항상 우리가 있다는 거,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존재가 되고싶다. 어떻게 해야 할까? 가장 쉬우면서 엄마가 제일 좋아하는 것, 바로 전화 통화이다. 여자들이 보통 스트레스를 수다로 푸는 경우가 많다. 우리 엄마가 요즘 그러는 것 같다. 집에 힘든 일 속사정을 친구들에게도 못 말하는 경우가 많다. 나밖에 말 할때가 없는 것이다. 매일 엄마 출퇴근 시간에 통화를 하면서 엄마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다. 그 다음은 엄마가 일주일 한번 쉬는 날, 가까운 외곽지라도 나가서 바람도 좀 쐬고 맛있는 것도 먹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러면 그 일주일에 한번 쉬는날을 기대하면서 기다리면 조금 버틸 힘이 나지 않을까싶다.
우리 엄마 나이가 올해로 61살이다. 난 내 나이먹는 것만 생각했지, 엄마나이는 생각을 못했다. 61살이면 매일 일하면 지칠만하다. 쉬지않고 일을 해왔으니 몸도 아플만하다. 이제부터 절대 엄마에게 짜증섞인 말투로 말하지 않을 것, 엄마 이야기 많이 들어줄 것, 엄마의 마음도 자주 들여다봐줄 것 이렇게 3가지만이라도 잘 지켜야겠다. 지금 우리 엄마 기댈대도 없고 걱정이 많을텐데 나까지 보탤 생각은 하지 말자! 또 우리 엄마 요즘 살아가는 데 느끼는 재미는 손녀들 보는 것이다. 손녀들 예쁜 옷만 입어도 좋아하고, 잘 먹는 모습만 봐도 배부르다고 한다. 손녀들 보는 낙이다. 아이들과 자주 영상통화도 하고, 사진도 자주 보내드리고, 쉬는 날 아이들 데리고 가서 같이 밥먹고 함께 시간도 보내려고 애써야겠다. 나보다 아이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게 바로 내리사랑인가싶다. 생각해보면 엄마가 제일 깔깔 웃는 모습은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인 것 같다. 지난 시간동안은 엄마 쉬는 날 아이들 보고싶다고하면 매번 힘들어서 안 간 경우가 많았다. 정말 난 여태까지 너무 나만 생각했었다. 지금부터라도 힘든 거라고 생각하지 말자. 엄마가 희생하여 날 20년이상 키워주셨는데 이제 내가 해야 할 차례인 것 같다. 엄마에게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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